재정과 구제 (나눔)

성남시 교회들, 부실채권 구입해 '말소' 처리 예정

하늘감동 2015. 2. 16. 20:40

[CBS노컷뉴스 조혜진기자]

최근, 채무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렇듯 오랜 채무에 시달리는 이들의 빚을 소각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일에 성남시의 교회들이 나섰다.

성남시 교회들, 부실채권 구입해 '말소' 처리 예정



은혜샘물교회와 분당지구촌교회, 분당우리교회를 비롯한 성남지역의 목회자들이 성남시가 추진 중인 부채탕감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은혜샘물교회 박은조 목사가 이 일의 실무를 맡았다.
현재 10년 이상 부채를 못 갚고 있는 이들이 국내에 약 130여만 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기관에 갚지 못한 빚을 대부업체로부터 추심 받고 있는 채무자는 2012년 6월 기준으로 약 111만명에 이른다.

현재의 소득으로 빚을 갚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여전히 빚 독촉을 받고 있는 생계형 채무자들에게 다시 한 번 삶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성남시 지역교회들이 나섰다.

부채탕감운동을 계획 중인 성남시는 지난 12일 은혜샘물교회와 분당지구촌교회, 분당우리교회를 비롯한 지역의 30여개 교회 목회자들과 만나 이 운동의 취지를 설명했고,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것은 성경의 '희년정신'을 실천하는 것으로, 이들 교회들은 고난주간과 부활절 헌금을 모아 빚 탕감운동에 사용할 예정이다.

실무를 맡은 은혜샘물교회 박은조 목사는 이 일을 추진하는데 그다지 큰 비용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채무자가 오랫동안 갚지 못한 은행 빚은 채권추심업체 등을 거쳐 대부업체로 넘어가는데, 대부업체는 보통 원 채무액의 2%~6% 정도의 금액으로 채권을 구입해 빚 독촉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은행빚 100만원을 갚지 못햇다면 대부업체는 이 채권을 2만원~6만원 사이로 구입한다는 것. 그리고 원금 100만원에 대한 연체이자와 부대비용을 추가한 금액을 갚으라며 채무자를 압박하게 된다.

바로 이 대부업체가 갖고 있는 이른바 뭉치채권을 교회가 구입해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성남시의 대부업체가 가진 채권부터 구입해 나갈 계획으로, 이 운동이 점차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하고 하고 있다.

박은조 목사는 "채무자들은 빚을 갚을 능력은 없으면서도 평생 노예처럼 그 채권에 매여 있게 되는 것"이라며, "대부업체에게 2%정도 비용을 지불할테니 그 부실채권을 우리에게 넘기라고 제안하자 여러 대부업체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을 해왔다고 밝혔다.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부실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에 비해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빛 탕감 운동을 펼쳐온 민간단체인 ‘희망살림’은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792명이 진 빚 51억여 원을 1,300백만 원을 들여 말소시켰다.

부채탕감운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도덕 불감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살려내기 위한 일에 교회가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성남시기독교연합회는 부채탕감운동에 참여 확대를 위해 17일 오전 성남제일교회에서 임원회를 개최한다.